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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공부

커피 가공방식 2: 내추럴 프로세스(Natural Process)

by soominstable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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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Process, Source: HAI VAN NGUYEN TONG

내추럴 프로세스(Natural Process)개요

드라이 프로세스(Dry Process)혹은 자연 건조 등으로 불리는 이 공정은 커피를 가공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확 한 커피 체리는 곧바로 얇게 펼친 상태로 햇볕에 건조 합니다. 커피콩이 과육과 함께 건조됨에 따라 과육이 가진 당분으로 풍미가 증진 됩니다. 커피 품질의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완전히 익은 붉은색 상태의 커피를 수확해야 하며, 이 과정은 내추럴 프로세스의 핵심입니다. 건조 방식은 생산자마다 다릅니다. 커피 체리를 벽돌로 만든 파티오에 올려놓고 건조하거나, 특수 건조 테이블(드라잉 베드, drying beds)을 제작하여 체리 주변의 공기 흐름을 개선하여 더 고르게 건조 시키기도 합니다. 커피의 건조 기간은 생산 지역의 기후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보통 2주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는 커피 체리가 곰팡이로 인해 발효되거나 썩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뒤섞어 줘야 합니다. 수분함량이 약 20퍼센트 정도로 건조된 커피 열매를 흔들면 씨앗과 외과피가(Parchment)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껍질은 단단하며 진한 색을 띄게 됩니다. 이때 체리 과육을 제거하고 수분이 11~13퍼센트 정도 될 때 까지 건조를 거칩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는 발효와 필연적인 관계입니다. 2주 넘게 자연 건조를 하면서 과육은 미생물 등과 결합하여 발효가 발생합니다. 발효는 커피의 특정 풍미를 더하는데 대부분 기분 좋은 과일향과 같은 긍정적인 향미가 납니다. 하지만 때로는 코를 찌르는 듯한 불쾌한 향미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내추럴 프로세스에서 발효는 커피의 풍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는 물 수급이 어려운 생산자에게 열려있는 유일한 가공 방법 이였습니다. 에티오피아와 브라질 일부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된  방식입니다. 

 

 

 

오늘날의 내추럴 프로세스

커피 시장에서 내추럴 가공 방식은 일반적으로 물 수급이 열악한 생산지에서, 품질이 매우 낮거나 덜 익은 원두에 적합한 가공 방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커피 대부분은 내수 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가능한 저렴하게 유통 되며, 원두 자체로의 가치로 따지면 매우 낮습니다. 커피 열매 벌크를 큰 건조대 혹은 콘크리트 바닥에 옮겨 놓고 햇볕에 건조 하는 것은 노동력이 크게 들지 않는 방법 이였습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는 상당히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컵 품질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는 커피의 과육과 함께 건조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과육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커피 품종과 생산된 토양, 기후 조건 등 떼루아(terroir)에 관계없이 커피에 과일 향미를 더합니다. 대부분은 베리류(딸기, 블루베리 등) 또는 열대과일의 풍미를 가지지만, 과하게 가공 되었을 경우 헛간, 발효취, 혹은 비료와 같은 부정적인 향미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스페셜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 혹은 고품질 커피를 가공하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하는 생산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잘 관리된 내추럴 프로세스의 커피는 커피가 가진 풍미를 증진 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 하였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생산자들은 커피 열매의 건조 방법을 분석하고 부정적인 맛을 개선하며 최상의 커피 맛을 구현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고품질의 내추럴 가공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는 커피 업계에서도 그 평이 둘로 나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일 향미를 내는 이 공정이 커피가 가진 풍미를 향상 시키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이 공정에서 나오는 거친 풍미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커피 구매자가 생산자들에게 내추럴 가공을 권장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 하고 있습니다. 내추럴 가공방식은 결과를 예측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좋은 원두가 내추럴 가공방식을 통해 향미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며, 이러한 원두의 손상은 결과적으로 생산자의 수입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건조 속도와 보관에 대한 상관관계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천천히 그리고 균등하게 말리는 것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천천히, 균등하게 말린 원두는 단기적으로는 우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날것인 상태로(raw state) 이 커피를 보관했을 경우에도 커피가 가진 좋은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급속으로 건조한 커피는 로스터로 배달되고 개봉 되었을 때 몇 달 또는 몇 주 이내에 커피의 향미가 사라져 전반적인 커피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커피 로스터와 최종 소비자에게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마치며

과거의 내추럴 가공 커피는 물 수급이 어려운 국가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가공 방식에 불과 하였습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내추럴 가공 커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컵 오브 엑설런스(CoE) 에서는 상위권에 랭크된 커피 대부분이 내추럴 가공을 채택 하였습니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파나마 게이샤도 대표적인 내추럴 가공 커피 중 하나 입니다. 이렇게 현재 내추럴 가공 커피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각광 받는 커피로 성장했지만 특유의 발효취로 호불호가 있는 커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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