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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공부

커피 가공방식 3: 워시드 프로세스(Washed Process)

by soominstable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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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ed Process, Source: HAI VAN NGUYEN TONG

워시드 프로세스 개요

습식 가공, 웻 프로세스(wet process)등으로 불리는 워시드 가공방식은 현재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 되는 가공 방식입니다. 이름에서 명시된 것과 같이 워시드 가공은 물을 사용하는 가공 방식입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전통적으로 내추럴 방식을 사용해 왔습니다. 워시드 가공은 비교적 수자원이 풍부한 중남미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워시드 가공방식의 목적은 커피 씨앗이 건조되기 전에 끈적끈적한 과육을 모두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건조 중에 곰팡이가 나거나 썩는 등 원두 품질에 영향을 끼칠 만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는 곧 커피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워시드 가공은 다른 가공방식에 비해 물과 공임이 많이 드는 작업 방식입니다. 워시드 가공을 거친 원두는 건조 방식으로 가공된 원두에 비해 20-30% 정도 비싸게 거래됩니다.  

커피 분류하기(Sorting)

커피 피킹(수확)을 마친 커피 체리는 부유탱크(Flotation tank)로 옮겨 덜 익은 체리를 솎아냅니다. 부유탱크는 밀도의 원리를 활용한 방법으로, 잘 익은 열매는 물보다 밀도가 높습니다. 그리하여 익은 열매는 아래로 가라앉고 덜 익거나 벌레 먹은 열매는 물에 뜨게 됩니다. 커피 재배 지역의 여건에 따라 수작업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과육 제거(Pulping)

이렇게 선별된 커피 체리는 과육제거기(depulper)를 사용하여 과육 제거(depulping) 또는 점액 제거(demucilaging)를 실시합니다. 이는 원두 주변을 감싸는 껍질과 과일 점액을 대부분을 제거합니다. 

 

 

 

발효(Fermentation)

펄핑이 완료된 커피는 깨끗한 탱크 또는 물통으로 옮겨져 18-24시간 정도 발효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과육 대부분이 제거됩니다. 커피 과육에는 약 0.5에서 2미리미터 두께의 펙틴과 당분 성분으로 이루어진 점액질층이 있습니다. 펙틴 함유량이 많은 점액질 층은 씨에 단단하게 붙어 있지만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면 점액질이 분해되어 남은 과육은 씻겨나갈 정도로 잘게 부서집니다. 발효에 소요되는 시간은 커피 산지 위치한 고도와 주변 온도를 포함한 여러 자연적인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온이 높을수록 발효 과정은 더 빨리 진행됩니다. 발효가 끝난 커피는 담수 세척을 통해 남은 잔해를 제거합니다. 워시드 프로세스에는 각각의 단계에 물이 들어갈 정도로 물 사용 빈도가 높습니다. 이 프로세스에 사용 되고 난 폐수 일부에는 독성을 함유 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폐수 처리에 대한 환경 문제가 제기 되기도 합니다. 

커피 말리기(Drying)

점액질이 제거되어 준비를 마친 커피는 건조대에 올려 햇빛 건조를 시작합니다. 내추럴 가공법과 같이 워시드 가공방식 에서도 건조 과정에서 커피를 자주 훑어 줘야 합니다.  커피산지의 자연 여건상 건조 과정에서 적당한 빛을 받지 못하여 원두의 습도가 높은 경우, 일부 생산자들은 기계식 건조기를 사용하여 커피콩의 수분 함량을 11~12% 정도 까지 떨어트립니다. 컵 품질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계식 건조는 태양 건조보다 맛이 단조롭다고 여겨지며, 자연 건조로 만든 원두가 더 좋은 향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세상에 단 하나의(single) 워시드 프로세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워시드 프로세스는 커피 산지와 생산자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 됩니다. 

마치며 

내추럴 가공방식은 커피의 과육을 남겨 건조하는 방법을 통해 체리 껍질과 과육 성분들이 그대로 생두에 흡수됩니다. 반면 워시드 가공방식은 가공 과정에서 과육을 거의 제거하기 때문에 원두 자체가 가진 맛과 품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훌륭한 맛과 품질을 가진 커피에 가장 적합한 가공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가공방식과 비교하였을 때, 워시드 가공 커피는 산도, 단맛이 좋으며 클린컵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클린컵’은 커피를 마셨을 때 커피에서 이취나 비정상적으로 거칠거나 떫은 맛 과 같은 부정적인 풍미가 없음을 나타내는데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내추럴 가공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원두 특유의 발효 된 냄새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워시드 커피는 커피의 테루아와 품종 특성을 보다 순수하게 느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워시드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은 일관된 품질 유지가 가능 하다는 것입니다. 내추럴 가공 커피의 경우 최종 컵 프로파일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내추럴 가공은 모든 건조 단계에 커피와 과육을 함께 발효시키기 때문에 발효 컨트롤이 매우 까다롭고, 과발효 되었을 경우 원두의 향미에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반면 워시드 커피는 발효가 초기 단계에서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므로 발효의 영향은 거의 없는 편이며, 원두를 컨트롤 하기도 비교적 쉽다고 합니다. 

워시드 커피 공정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과도한 수자원의 사용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발효 과정에서 생긴 폐수에는 많은 독소가 포함되어 있으며, 제대로 된 폐수 처리를 하지 않으면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커피 씬에서 ‘워시드’와 ‘내추럴’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뜨거운 주제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단순히 커피를 즐기는 입장에서, 커피도 음식처럼 식성과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 둘 중 뭐가 더 맛있다! 라고 절대적으로 단언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커피에 대한 모든 취향은 존중 되어야 하니까요. 에티오피아 커피를 선호하는 저는 내추럴을 좀 더 자주 마시는 편이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내추럴은 ‘별미’ 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와 같이 장시간 작업을 할 때는 ‘깔끔한 맛’을 보장하는 워시드를, 릴렉스한 상태에서는 내추럴 커피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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